작은 생태계
갑자기 상승한 온도는 6월 달의 시작을 알렸다. 딱 그 즈음에 수학여행을 가게 된 것이다. 버스를 타고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영화촬영소였다. 그 곳에서는 왕의 남자, 취화선, 조선명탐정, 스캔들, 공동경비구역 JSA 등등. rm 수도 헤아리기 힘들 정도의 영화를 찍은 장소가 됐을 정도로 그 시설은 잘 발달되어 있었다.
그렇게 돌아다니면서 저만치 뒤꼍에 있는 어느 정원을 들를 수 있었다. 비닐하우스 안에는 다양한 식물들이 어우러져 있었는데, 그 중 연꽃이 가장 아름다웠다. 연꽃에 앉으려고 날아다니는 잠자리들은 그 멋을 한껏 드높이고 있었다. 신기했던 것은 연꽃 주위로 아름다운 무늬를 가진 개구리들이 헤엄쳐 다니는 것이었다. 그리고 조그만 올챙이들도 그 주위를 맴돌았다. 이는 꼭 넓은 늪의 풍경을 그대로 재현한 것 같았다. 특히 책에서만 보던 ‘우포늪’의 전망을 보는 것 같았다.
그렇게 둘러보고 있는 와중에 거대한 지렁이라고 해야 할까, 꿈틀거리는 게 내 앞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렇다, 그것은 뱀이었다. 머리가 세모진 것이 독을 갖고 있는 듯 했다. 내 옆에 있던 한 애가 잘난척하는 듯이 그것은 살모사라고 했다. 뭐, 우리나라에서 사는 살모사일 수 도 있겠다, 하고 그 녀석을 살모사라고 단정지었다(지금도 그리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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