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초기시연구

구상 초기시 연구
-수난의 장․여명도․초토의 시 연작을 중심으로-

1. 들어가는 말

시인 구상은 1946년 원산문예총이 발간한 ≪응향≫에길, 밤, 여명도 등의 시를 수록한 다음 북조선 문예총의 비판을 받으면서부터 우리 문단사에서 본격적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그는 이후 6.25 전란시 종군작가단으로 활약하면서 비참한 조선 현실을 배경으로 한 ≪초토의 시≫를 썼고 그것이 그의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밭일기≫, ≪까마귀≫, ≪그리스도 폴의 강≫ 등의 기독교 신앙을 드러내는 시집을 출간하였으며 그의 대표적 시집들은 모두 연작시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연작시 중심의 시작방식에서 알수 있듯이 그는 하나의 주제나 소재에 관하여 존재의 무한한 다면성이나 내면적 복합성 을 포착하려 하였다. 그의 작품들은 대체로 그가 당면한 시대 현실에 관한 관찰과 관심을 知的으로 드러내면서 기독교적 휴머니즘을 보여준다. 이러한 특성을 기저로 하여 그의 시적 세계는 인간존재의 문제에서부터 당대 현실, 기독교적 신앙, 우주 만물의 생성과 소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
그의 시세계의 변화는 당시 문단의 사건이나 시대상황과 밀접한 것이 특징적이다. 먼저 밤, 여명도 등의 응향과 관련한 시편들, ≪초토의 시≫를 중심으로 한6.25 전란과 관련한 시편들, ≪민주고발≫ 사건 이후의 ≪밭일기≫를 중심으로 한 시편들, 기독교적 신앙을 중심으로 한 ≪까마귀≫, ≪그리스도 폴의 강≫ 등의 시편들이 그것이다. 그의 작품들이 문단사에서 가장 쟁점으로 논의되었던 부분은, 응향사건을 전후로 한 시편들과 초토의 시 시편들이다. 이 글에서는 문단에서 쟁점이 되었던 그의 초기 시편들에 대하여 논란되었던 작품들에 관한 면밀한 검토를 하고자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당대 현실상황에서 구상 시인의 시작품이 안고 있는 문제성을 밝혀내고 그의 시적 상상력의 근저를 해명해 나가고자 한다.

2. 본론

1) 세례요한으로서의 삶과 시대적 격동기

아가야, 너는 가장 높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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