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좋아하시고 사랑하시는 아버지의 서가에서 이제는 아주 노랗게 바래진 한권의 책을 보았다. 전 세계의 베스트셀러라고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세계각국의 베스트셀러다 하기에 책을 대할 때의 설레임과, 문장에 대한 긴장감이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전혀 뜻 밖이었다. 책장 한 장 한 장마다의 화려함 없는 부드러운 필체, 넘길 때마다 스며드는 감동의 눈물로 인하여 시간가는 줄을 몰랐다.
조제 마우로 데 바스콘셀로는 1920년 2월 26일, 리오 데 자네이로의 방구 시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린 시절은 궁핍과 배고픔의 생활이었다. 제 또래의 아이들이 부모 밑에서 편안하게 먹고 놀며 공부할 때 그는 항상 먹고 사는 일에 신경을 써야 했고, 가난과 배고픔을 달래는 데 어린 시절의 꿈을 소비하며 자신의 욕구를 비워두어야만 했다.
그는 그래서 어려서부터 부모의 곁을 떠나 생활하였으며, 줄곧 살아가기에 지쳐 있었다. 그는 노동판의 막일로부터 영화배우라는 뒷그늘 엑스트라를 거쳐 석고를 뒤집어쓴 채로 있어야 하는 조각상의 모델에 이르기까지 닥치는 대로 일하였다한다. 그래서인지 나는 작품 속의 꼬마 주인공인 제제는 작가 자신의 어린시절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다섯 살 밖에 안 된 제제, 부모들에게 받아야할 사랑의 결핍으로 인한 증오, 멸시, 냉대, 되풀이되는 매질과 눈물겹도록 가난한 생활 - 아기예수는 부자집 아이들만 좋아하는가 보다라고 한탄하는 것을 보면- 속에서 어린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그러나 꼬마 제제는 이러한 현실 앞에 절망하지 않고, 마음속의 작은 새와 라임오렌지 나무를 벗 삼아 어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자기만의 세계를 사랑하여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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