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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서태후를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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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서태후를 읽고
함풍제(咸豊帝)의 후궁으로 간택되기를 바라는 처녀들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나무 욕조 안으로 들어갔다. 머릿수를 세던 상궁은 한 명이 안 보이자 처녀들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예흐나라, 그녀는 처음 황제를 뵙는 날 늦잠을 잘 만큼 강심장이었다. 황제 앞에 나가서도 버르장머리 없게 용안(龍顔)을 똑바로 바라보았고, 함풍제는 그녀를 간택했다. 1938년 대지(大地․1931)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펄 벅(1892~1973)은 장차 서태후(西太后․1835~1908)가 될 열일곱 살의 예흐나라를 이렇게 그렸다.
서태후가 누군가. 청나라 말기 섭정을 하며 개혁파를 숙청하고 외세로부터 중국을 지킨 철녀(鐵女)였다. 그렇게 차가운 서태후에게도 가슴 밭에 묻어둔 사랑이 있었다. 상대는 황실 경비대장. 서태후는 단단한 권력의 성채를 쌓고도 맥없이 잃어버린 사랑 때문에 괴로워했다. 오래 묵은 것이 새로운 것보다 낫다는 믿음이 서태후의 머리부터 가슴까지 지배했던 셈이다.
1956년 이 소설을 쓴 펄 벅은 서태후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옆으로 밀어두고 그의 성장 과정을 따라가며 인간적인 얼굴을 찾으려고 애썼다. 서문(序文)에서는 서태후가 사망한 지 수십 년이 지났는데도 중국의 한 벽촌에서 서태후가 살아 있다고 믿는 사람들을 만난 일을 술회하기도 한다. 펄 벅이 그의 죽음을 알리자 사람들은 망연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제 누가 우리를 돌봐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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