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을 읽고
대학교 생활에 어느 정도 익숙해질 무렵 난 무언가 나의 열정을 다할,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을 할까 이리저리 고민하던 중 나의 선택은 부끄럽지만 고등학교 때 잃다가 중도포기한 조정린 작가가 지은 태맥산맥이란 책이었다. 지금은 중학생은 기본이요 심지어는 초등학생들도 읽고 있을 정도인 이 책이 당시의 고등학생인 나에게는 왜 이리도 넘지 못할 거대한 산처럼 보였었는지....... 그로부터 반년정도가 흐른 지금, 열권으로 이어지는 책, 내가 과연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은 대학생이 된 지금의 나에게는 거의 남아 있지를 않을 만큼 난 책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러기에 새로 시작 한다는 마음으로 첫 권부터 읽었으면서도 전혀 새로운 책을 보는 것 같았다. 이 때 나도 모르게 “나이 먹은 게 헛것은 아니다.”라는 자화자찬의 기분에 젖어들면서까지 말이다
태백산맥은 장편 소설로 집필 기간만 6년이 걸린 작가 조정래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이 책 속에 담긴 내용에서 나는 당시의 처절한 삶에 대해서 알 수 있었고, 이념과 민족 중 어느 것에 더 가치를 두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 소설은 대하소설이기에 엄격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이라는 점에서 다른 일반 소설보다 훨씬 신빙성 있게 다가왔고 우리 할아버지 세대가 살아왔던 세상의 모습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려 주었다. 또 이 소설에서는 외형상 억센 발음의 전라도 사투리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처음에 읽어 나갈 때는 그 뜻조차도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모호한 말들이 많았지만, 한 권 한 권 읽어 나가면서 어느 샌가 익숙해져서 그 사투리가 오히려 구수하고 친근감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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