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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신의단편소설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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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 상편》
:음력 설 밑이 결국은 가장 설 밑 답다. 시골이나 작은 도시들은 말할 것도 없고, 하늘도 새해의 정취를 흠뻑 드러내고 있다. 회백색의 침중한 저녁하늘의 구름사이에서 시시각각 찬란한 빛을 발하며 연이어 둔탁한 소리를 내는 것은 조왕신 제사의 폭죽 소리이다. 가까운 곳에서 터지는 폭죽소리라 더욱 더 강렬하게 들리고, 귀를 울리며 진동하는 커다란 소리는 쉼이 없고, 공기중엔 이미 미미한 화약냄새로 가득하다.
나는 오늘 밤 막 고향인 루쪈(로진)으로 돌아 왔다. 말이 좋아 고향이지, 이미 집은 없어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루쓰(로사)아저씨 댁에서 머물러야만 했다. 루쓰 아저씨는 나의 일가이고, 나보다 한 배 위이시기 때문에 응당 ‘사숙’이라고 불러야 했는데, 그는 이학(이학)을 중시하는 감생(감생)이었다. 그는 예전에 비해 별반 달라진 것이 없어 보였다. 다만 약간 늙어 보인다는 것 뿐, 아직 수염을 기르지는 않았다. 아저씨는 날 보고는 잘 지냈느냐고 한 마디 물으시더니, 그 말을 끝내자마자 나보고 ”살이 쪘구나.“ 라고 하셨다. 그러시더니 대뜸 신당(신당)을 욕해대는 것이었다. 나는 그것이 결코 신당을 구실 삼아 나를 욕하는 것이 아니란 것은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사숙이 신당을 욕하는 것은 모두 캉유웨이(강유위)에 관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화가 잘 안 맞는 것 같아 얼마 지나지 않아 잠시 후 서재엔 나 혼자 남겨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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