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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모던한 개인주의의 탈서사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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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모던한 개인주의의 탈서사전략
- 하일지 론 -
황국명
1. 들머리
최근 우리 소설은 그 영역이나 형태에 있어 괄목할 정도로 확장되고 다채로와졌다. 본고에서 필자가 특히 관심을 갖는 것은 비문학적이라는 혐의를 받으면서 금기시된 소재의 벽을 파괴하고 있는 글쓰기 양식이다 이인성, 최수철, 김수경, 최병헌, 장정일의 소설이 그러한 예에 속한다. 이들에 대한 이해와 평가가 진행중임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어떤 재능도 소설화 혹은 상품화된다는 것이 이들의 글이 보여주는 우리 소설의 현주소이다.
90년 11월 30일에 초판되어 91년 1월 20일 현재 3판을 기록하고 있는 하일지의 『경마장 가는 길』도 이런 소설들의 수평적 자기증식의 하나일 것이다. 근 600쪽에 달하는 분량으로 볼 때, 『경마장 가는 길』의 줄거리는 매우 단순하다. 그것은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R이 '한국'에서 겪는 혼란과 고통의 기록이다. 이 경험의 근본 줄기는 R과 아내, R과 프랑스에서 3년간 동거한 J와의 관계에 있다. R은 대구와 서울을 왕래하면서 한편으로는 혐오스러운 아내와 이혼하려고 애쓰고, 다른 한편으로I부유하지만 덜 똑똑한 처녀 J와의 성적 결합을 시도한다. 아내와 처녀사이에 재능은 있으나 경제적으로 궁핍한 남자라는 인물 설정은 통속적인 순정극이나 연애소설의 진부한 시츄에이션과 크게 다르지 않다. 또 J에대한 R의 집요한 성적 요구는 마치 포르노처럼 작품 전체의 질료를 섹스로 축소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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