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교육 연구의 토착화에 관한 하나의 생각
강 태 중
-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 졸업
- 미국 위스콘신-매디슨 대학교 대학원 졸업 (교육학 박사)
- 본원 연구위원
- ‘새학교 구상’, ‘학교 효과 연구’ 외
어떤 학문 영역에서건 연구가 어느 방향을 지향해야 할지 논의하는 것은 임의적일 수밖에 없는 일일지 모른다. 연구가 기본적으로 개인적인 ‘사업’이며 학자의 관심이나 배경 등에 따라 그 성격을 달리할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회나 학자들의 모임 등에서 드물지 않게 연구 경향을 정리하고 미래의 연구 방향을 논의하는 것은, 영역에 따라 중요한 연구 흐름들이 있고 그 흐름들에 대한 반성을 통하여 학문의 발전이 도모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이 글에서도 이러한 믿음에 기대어서 우리의 교육학 연구가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할지 생각을 가다듬어 보고자 한다.
사회 과학이 특정 사회를 초월하여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 일반적으로는 이 질문이 ‘사회 과학이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는가’ 하고 학문의 성격을 묻는 것이지만, 사회과학자 개인에게는(특히, 학문적 후발국<後發國>의 학자들에게는) ‘그가 속한 사회에 뿌리를 두지 않는 탐구 문제를 제기하고 천착하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인가’ 라고 학자적 생존의 향배를 묻는 것이다. 후발국의 학자들은, 예외가 없지는 않겠지만 대체로, 학문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외국의 이론이나 관점을 습득하게 되고 그 습득된 시각에서 문제를 포착하고 탐구하는 데 익숙해진다. 그들이 이른바 학문적 선발국(先發國)에 유학을 하는 경우에 이러한 현상은 더욱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이러한 정황에서 후발국의 사회과학자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학문적 정체성을 두고 자성하게 된다. 자신이 뿌리를 두고 살아가는 사회에 대한 탐구를 소홀히 하면서 외국에서 이루어지는 연구 결과나 논의를 다루는 것이 사회과학자에게 의미 있는 일인지 되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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