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교육과 대중영상매체
최 인 자
(서울대 대학원)
1. 서론 : 문학교육 환경의 변화
현대를 영상의 시대라고들 한다. 흰 종이와 검은 글자의 문자소통체계는 청각, 시각, 촉각의 전감각적인 멀티미디어의 소통체계로 대체되고 있다. 이러한 매체 변화는 인식론적 혁명까지도 예견하게 하는 것으로, 문자매체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온 전통적인 교육에도 급격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문학교육 역시 예외는 아니다. 문학이 본래 ‘쓰여진 글’의 의미1)1) 문학의 역사적 개념에 대해 참조하려면, 윌리엄즈(이일환 역), 문학과 이념, 문학과 지성사, 1984 참조할 것.
를 갖고 있었고, 문학교육에서 대상으로 하고 있는 문학 역시 문자중심이었기 때문에 이런 변화는 당혹스럽기만 하다.
이러한 사정은 문학 역시 마찬가지이다. 문학의 죽음을 예견하면서 섣부르게 위기론을 내세우는 견해가 있는 것도 사실이나, 문학의 역사내 존재양태를 살펴본다면 그렇게 비관할 문제만은 아니다. 문자 이전의 시대, 문학은 문자가 아닌 노래와 이야기하기로 향유되고, 창작되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고려가요나 서사시, 설화는 문자매체가 아닌 구어로 창작되었고, 또 책 읽기가 아닌 노래하기나 이야기하기의 방식으로 향유되었던 장르들이다. 현재 우리가 상식적으로, 문학작품 수용 방식이라 생각하는 독서는 17,18세기의 인쇄문화에 의한 것일 뿐이다. 매체가 변화됨에 따라 문학은 얼마든지 책읽기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수용가능하다. 문학은 초역사적으로 불변하는 초월적인 무엇이 아니라 사회문화적 조건 속에서 역사적으로 규정되는 가변체이기 때문이다.2)2) 김대행, “문학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문예중앙 94 가을, 3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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