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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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遺 言 狀
살아 숨쉬면서 죽는다는 사실을 매순간 인식하며 사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아직은 멀었다고 생각해 온 나도 근래 몇 년 동안 가까웠던 분들의 죽음을 통해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고 그에 대비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기 시작했다.
한번도 쓴 적 없고, 여러 번 쓸 일이 없는 것이 유서라는 생각이 든다. 유언이나 유서란 사람이 죽음을 염두에 두고 자신이 이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여전히 삶을 계속해 나갈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자신의 생각과 의지를 명백히 밝히는 의사 전달 방식인 것 같다. 죽는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글을 남김에 있어 무슨 미련이 그리도 많은지 마음이 참으로 착잡해진다.
죽음이 두려운 시절도 있었고, 죽음에 대해 고민을 한 시절도 있었다. 지금에 와서 그러한 생각들이 바뀐 것은 아니지만 마냥 두려워 생각을 지울 일 만은 아닌 것 같다. 죽음은 인지할 수 있는 속도로도 다가오고 순간의 오류와 갑작스런 상황에서도 온다. 이렇게 봤을 때 준비되지 않은 죽음의 경우를 위해 유서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멀쩡히 일상을 영유하는 상황에서 유서를 쓰다보니 유서가 아니라 유서에 대한 개인적 개념정리 같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때론 불만, 불평, 서러움, 아픔 등을 겪으며 살았다. 하지만,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난 걸 너무나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세상에서 나는 행복했고, 후회도 없다. 내가 들었던 모든 음악들이 나의 생활의 행복이었으며, 내가 만난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베푼 것에 대한 것들이 나에겐 행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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