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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혈관속의창백한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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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접하게 된 것은 중학교 2학년말이었다.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던 도중 '사탄의 마을에 내리는 비'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다. 특이하다 싶은 제목에 호기심 반으로 읽게 된 것이 계기였다. 총 8개의 단편 소설이 실려 있었는데 그 중 '내 혈관 속의 창백한 詩' 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남은 7개의 소설 또한 내 마음을 붙잡기에 충분하였지만, 이 소설의 설정과 표현법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을 뿐더러 인간의 내면을 적나라하게 그려놓은 면에서 강한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줄거리는 대략 이러하다. 주인공 '나'는 형에게만 쏠리는 어머니의 모정에 대한 원망과 형을 향한 열등감으로 가득 찬 인물이다. '나'는 여자친구인 은지와 동거를 하고 있는데 사랑이란 감정은 물론이요, 육체적 갈증조차 느끼지 못한다. 은지가 나가고 텅 빈 방 안에서 사념에 잠겨 있거나 PC통신에서 시를 읽는 것이 그의 일상이다. 그러던 어느 날, 형의 사고 소식을 알리는 전화를 받게 되고 이로부터 단조로운 시간의 흐름이 깨지기 시작한다. '나'는 온통 형에 대한 생각으로 머리 속을 채운 채 은지와의 무의미한 마지막 육체 관계를 한다. 방을 나서며 자신이 돌아올 때까지 나가라는 은지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그는 또 다시 사념에 잠겨든다. 새벽, 피로 절반 이상이 젖은 붕대를 오른손에 감고 은지가 돌아온다. 아직까지 방에 남아있는 그를 보고 소리를 내지르는 은지의 모습을 바라보던 '나'는 은지와 형의 모습을 혼동을 하게 된다. 급기야 은지의 목을 졸라 죽이게 되고, 정신을 차린 '나'는 은지의 지갑에서 푸른 지폐 한 장을 꺼내들고 방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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