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냉정과 열정 사이.
처음 이 소설을 접한 건 1년 전이었는데, 제목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서로 반대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냉정’과 ‘열정’ 그 ‘사이’ 라는 게 신선했고, 게다가 두 작가가 릴레이 하듯이 써내려갔다는 점에서 나름대로의 충격이었다.
츠지 히토나리와 에쿠니 가오리, 이 두 작가는 두 주인공이 각기 화자가 되어 같은 상황을 자기 자신의 입장에서 바라본 기법으로 글을 썼다. 나는 이 점이 좋았다. 두 주인공이 서로의 입장을 모른 채 자신의 관점으로써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말이다. 여느 소설이라면 한 사람의 얘기만 일방적으로 듣고 설득당하는 격인데, 이 소설은 두 권의 책을 읽음으로써 같은 상황에서 두 사람의 생각에 따라 어떻게 다른 전개로 나아가는지를 알 수 있었다. 또 이 소설은 특정 주의에 대한 얘기라기보다는 보편적인 감성들을 소재로 담아서 읽으면서 훨씬 빠져들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아오이에게 더 깊이 빠졌다. 그것은 내가 같은 여자 입장이기도 해서이기 보다는, 그녀가 어쩐지 나와 비슷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누구보다도 약한 존재였지만 미련하리만큼 강했다. 나 또한 그럴까. 그래서 사실은 누구보다도 사랑받고 싶어서, 사랑하고 싶어서 그래서 삶 속에 늘 존재하는 뜨거웠던 가슴을 기억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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