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 락 원 - J. 밀턴
밀턴의 ‘실락원’은 네 가지 이야기의 초점을 가지고 주제를 극적으로 이끌어나가고 있다. 첫째는 지옥, 둘째는 천국, 셋째는 에덴 동산, 넷째는 인류의 타락을 다루었다. 그는 지옥을 유황불이 타오르는 비참한 육체적 형장인 동시에 끝없는 후회와 상실,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는 심리적인 현장으로 보았다. 지옥의 고통을 불길이 이글거리는 용광로나 금강 쇠사슬과 같은 육체적 고통과 함께, 사람이면 누구나 갖는 희망마저 없고, 다만 끝없는 가책과 잃어버린 행복에 대한 안타까운 추억에서 오는 고통의 연속으로 보았다.
밀턴은 지옥에 떨어진 사탄들이 자신이 지은 죄를 뉘우친다든지 운명을 조용히 감수하기는커녕 계속 신을 배반하면서 악의 길로 치닫는 장면을 제시하여 그들은 오직 악을 행하고 신의 뜻을 꺾는 것만이 그들의 목적임을 보여 주고 있다.
밀턴은 악의 본질을, 악을 행하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으로 보고 있고, 선에서마저 악의 수단을 찾아내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사탄이 고의로 신의 뜻을 거역한 거센 반항은 감히 신에게 승리할 자신이 있어서가 아니라 오직 악을 행하는 기쁨과 선을 방해하는 기쁨에서 한 것이다.
밀턴의 천국은 그의 지옥과 대조적인 사상을, 지옥에서 사탄과 신을 배반한 천사들이 파괴를 꾀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천국에서 천지와 인간의 창조가 있고, 지옥에서 죄와 죽음이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천국에는 여호와 하느님과 하느님의 독생자 그리스도와 성령의 삼위일체가 있다. 지옥은 어둡고 막연하고 혼란의 도가니지만 천국은 밝고 안락한 곳이다.
빛과 행복과 질서의 나라, 천국에서 신은 보좌에 앉아 신세계로 날아오는 사탄을 보고 곁의 아들에게 그를 보이며, 그가 인간을 파멸의 구렁텅이로 빠뜨리는 데 성공할 것이라고 예언한다.
신은 인간을 자유롭게 창조하여 유혹자를 자의로 물리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인간이 사탄의 유혹에 빠져 죄를 짓게 되는 것은 본성에서 우러나온 짓이 아니라 유혹에 이기지 못해서 저지른 죄이므로, 그에 대한 자비를 베풀 뜻을 선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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