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이름
이것을 읽고 난 첫 느낌은... 나는 어쩌면 책을 읽고 난 후 두려움으로 일찍 이 글을 쓰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하권을 다 읽고 난 뒤 정확하게 이 틀 후인 오늘에서야 내 마음을 정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내 기분을 표현하자면, 토마스 만의 소설 <베니스에서의 죽음>에 등장하는 주인공 작가의, 젊은 시절 열정에 사로잡혀 글쓰기에 집착했던 모습은 나의 모습과 다름이 없다. 내가 만약 그 당시의 기분을 지닌 채 글쓰기에 도입했다면 나는 후에 이성을 가지고 이 작품을 평가해보지 못한 것을 여간 후회했을 것이다. 그 만큼 이 작품이 지니고 있는 매력은 나의 지적 호기심을 능가하는 대단한 문제작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무엇에 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할 지 고민을 하고 있다. 과연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이 소설을 시점으로 더욱 커져가는 것은 아닐까하고. 그리고 전혀 엉뚱한 이 소설의 해석 뿐 아니라 나의 논의 자체에서도 문제가 발생되어버리는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까 하고. 어찌되었건 나는 아마도 철학적인 사유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것으로 나의 게을러진 삶의 태도에 또 다른 활력소를 불어넣어 줄 계기로 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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