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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용 벽을 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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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KED)한국 경제 신문사 기사 분류: 21. 제목 검색 기사 일자: 96/09/09
제 목: ['고비용' 벽을 깨자] (1) 시리즈를 시작하며...
경제가 어렵다.
성장도 물가도 국제 수지도 정상 궤도를 일탈해 질주하고 있다. 기업들은 한국이 불모의 땅이라도 되는 양 해외 탈출극을 벌이고 있다. 이러다간 우리 모두 망하는 것 아니냐는 방정맞은 소리까지 들린다. 경제가 어려운 만큼 진단도 갖가지다. 정치 사회적 분위기가 기업마인드를 위축시켰다는 등 소프트 측면의 접근도 있다. 그러나 근원적인 진단과 처방은 한가지다. 경쟁력 약화란 하드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고비용-저효율구조가 근인이고 따라서 저비용-고효율구조로 전환이 시급하다는 데 이의가 있을 수 없다. 사실 한국경제의 병은 고비용 벽에서 비롯됐다.
고임금 고지가 고금리 고물류비 고규제 고소비로 6중의 벽을 높게 쌓고 있다. 먼저 임금은 철밥통이다. 일을 하든 않든, 잘하든 못하든 평등하다. 자연히 인건비는 비쌀 수밖에 없다. 한국 근로자 1명을 고용할 돈이면 동남아 지역에선 10명의 현지인을 쓸 수 있다. 85년 대만의 64% 수준이었던 한국의 인건비는 95년 1백20%로 대역전극을 벌일 정도로 치솟았다. 한국의 땅은 예나 지금이나 금싸라기다. 공장부지값은 다른 나라에 비해 20배에서 최고 1백배 가까이 더 든다.
금리는 경제깡패라고 불릴 정도로 높고 물류비 역시 일본이나 미국의 2배 수준이다. 여기에 정부의 규제로 인한 비용과 기업의 접대비 등 소비성 경비에도 하나같이 고자가 붙어 있다. 금싸라기 땅에 공장을 세워 경제깡패에 시달리며 철밥통에 사정해 만든 한국제품의 원가는 보나마나다. 한국을 대표하는 Q전자의 집적회로(IC)는 중국은 물론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서도 50%나 원가가 많이 들어간다. 그렇다고 경쟁력의 또 한 축인 고기술이나 고품질의 상품이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이러니 수출이 잘될 리 없고,국내 소비자라고 국산품을 찾을 까닭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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