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의 서시에 대해서
1. 머리말
윤동주의 <서시>는 해방 후 간행된 그의 유고시점「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48)의 첫머리에 수록된 작품이다. 이는 일제 말 최대의 시인으로 평가되는 윤동주의 지적 고뇌와 서정이 단적으로 드러난 대표작으로, 여기서는 <서시>의 구조를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하고, 그러한 구조가 환기하는 시적 의미를 살펴보겠다.
2. 시적 의미
1) 시제의 개념
시제의 개념을 중심으로 보는 것은 문법적 시각으로 보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볼 때, 이 시는 세 단락으로 나누어지며, 그것은 과거 → 미래 → 현재의 시간구조로 나타난다. 이러한 시간구조는 시간에 대한 일상적 인식을 낯설게 함으로써 독특한 미적 효과를 생산하는데, 이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요소들의 통합관계를 중심으로 하며, 다른 하나는 그들의 계열관계를 중심으로 한다.
첫째, 통합관계, 수평적 차원에서 요소들의 상호관계를 통시적으로 바라보면, 과거 → 미래 → 현재로 나타나는 구조적 특성은 과거와 미래가 ‘현재’를 지향한다는 인식을 암시한다. 이는 시의 화자에게 있어서 제일 중요한 시간이 과거나 미래보다 현재라는 것, 또한 현재는 과거와 미래를 담고 있다는 인식을 내포한다.
둘째, 계열관계, 수직적 차원에서 요소들의 상호관계를 공시적으로 바라보면, 과거 → 미래→ 현재로 나타나는 구조적 특성은 의미의 무게를 ‘미래’에 둔다. 이것은 과거와 현재가 미래를 감싸는 구조로 읽히기 때문이다. 즉, 시간의 본질은 미래에 있다는 인식을 낳는다. 그래서 시의 주제는 시간에 대한 이러한 양가적 인식에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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