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르켐의 사회학 방법론에 대한 비판적 검토
김종엽(서울대 사회과학원 상근연구원)
1.
만일 대리학습의 가치를 인정한다면 우리는 뒤르켐의 사회학적 방법의 규칙들(이하 방법으로 줄임)을, 보다 일반적으로는 그의 사회학 방법론을 이해하기 위해서 애쓸 필요가 없다. 여러 사회학 책에서 뒤르켐의 사회학 방법론, 특히 방법에 대한 비판을 읽는 것은 대단히 흔한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런 예들 중에 최대의 비판, 거의 압권이라고 할 수 있는 예를 주저없이 들 수 있다. 그것은 모리스 로슈의 “큰소리로 말하기와 침묵을 위한 규칙들”(Roche, 1990[1976])이다. 거의 카니발리즘적인 이 논문은 한 고지식하고 뒤르켐을 신봉하는 교수와 대단히 완강하고 비판적인(그리고 냉소적인) 제자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플라톤의 대화의 전통을 빌어 뒤르켐의 논술을 기꺼이 소피스트의 궤변으로 몰아부치는 이 글은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된 방법의 간난신고를 보여준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난장판이 벌어지는 이 글 중 매우 인상적인 몇몇 부분을 살펴보자.
교수가 뒤르켐의 사회적 사실이 강제성 만을 가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제자에게 뒤르켐의 문장을 직접 읽어준다: “우리가 사회적 사실에 귀속시키는 강제력은 전혀 사회적 사실의 전부는 아니며, 따라서 정반대의 특성도 마찬가지로 제시할 수 있다. 제도는 우리에게 자신을 부과하지만, 우리는 그것에 집착한다. 제도는 우리를 강제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사랑한다. 제도는 우리를 제한지마는 우리는 우리가 그것을 고수하는데서, 바로 그 제한 안에서 우리의 복지를 발견한다.” 제자가 답변한다 : “거의 난장판이군요. 안그렇습니까 다시 사드가 등장한 꼴이예요. 뒤르켐이 감독한 <사회학>이라는 영화는 매저키스트라면 놓치지 않겠어요.”(ibid.: 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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