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규 詩에 나타난 ‘눈’의 의미 설명
황동규 詩에서 가장 강하고 자주 나타나는 이미지는 ‘눈(雪)’이다.
그의 시에 나타난 눈은 같은 모습으로 표현되지 않는다. 허공에서 흩어져 날리기도 하고, 때로는 녹으며 떨어지기도 하고, 내리면서 쌓이기도 하는가 하면 아예 땅에 떨어지자마자 녹아서 그 모습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그 당시 나는 가혹할이 만큼 ‘겨울’이라는 상황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아요. 시마다 눈이 내렸고, 도처에 꽝꽝 언 얼음
장들이 깔려 있었고 얼다 얼다 드디어 얼어죽은 어린 나무들
이 있었고, 그 황량한 風景에는 언제나 바람소리가 背音으로
가득 차 있었지요.1)1) 김승희,바퀴를 굴리는 사랑主義者(문학사상,1979.9),P.174.
작가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듯이 그의 시에는 거의 대부분 눈이 내리고 있다. 이는 결국 ‘눈’이라는 이미지가 그의 시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가 하는 물음에 대한 대답이 된다.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背景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
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
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면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
로 바꾸어 버린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
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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