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4월 10일자. 중앙일보 역사논설 기고문.
[일본교과서 우향우] 5․ 소설 쓴 고대 한․일 관계사
일본 역사교과서에 기록된 고대 한일관계사 서술의 문제점
金泰植(홍익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
마치무라 노부타카 일본 문부과학상은 이미 검정을 통과한 일본 중학교 역사교과서의 재수정 문제에 대해 명백한 오류가 없는 한 재수정은 불가능하다고 4월 4일에 밝혔다. 그런데 일본의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이 만든 역사교과서의 고대 한일관계사에 관련된 서술에서는 명백한 오류가 몇 군데 보인다.
첫째로, 그 교과서에서는 고구려는 반도 남부의 신라와 백제를 압박하였다. 백제는 야마토 朝廷에 구원을 요청하였다. ... 그래서 4세기 후반 야마토 조정은 바다를 건너 조선에 出兵하였다. 고 하였다. 그러나 4세기에 고구려는 신라와 우호적인 관계에 있었고, 백제와의 사이에만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또한 백제가 왜국과 통교를 했다는 기록은 있으나, 그들에게 구원을 요청했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광개토왕릉비문]]에 왜의 침략 사실이 나오기는 하나, 이를 파견한 것이 야마토 조정인지, 야마토 조정이라는 존재가 4세기에 있었는지, 어디에 있었는지 조차도 분명치 않다. 그러므로 이를 당연시하며 서술한 위의 교과서 서술은 명백한 오류이다.
둘째로, 그 교과서에서는 위의 문장에 이어 야마토 조정은 반도 남부의 任那(加羅)라는 곳에 거점을 둔 것으로 여겨진다 고 하였다. 이 문장은 지난 심의본에 비해 약간 후퇴한 표현이나, 내용상으로는 4세기부터 6세기까지 존재했다는 이른바 任那日本府를 나타내고 있다. 근래의 연구 성과로 볼때, 요즘 일본 고대사학자 중에도 이런 기술을 수긍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일본의 역사학자 10중 8, 9가 부인해도 명백한 오류가 아니라고 할 것인지, 일본 문부과학상에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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