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의 황무지 분석
들어가며
4월이 되면 한 두 번쯤 방송에서 4월은 잔인한 달… 로 시작되는 멘트를 듣는다. 시인 엘리엇(T.S. Eliot)의 황무지(The Waste Land) 의 시작부분이다. 엘리엇 시의 일부는 이렇게 대중적으로 회자되지만, 정작 황무지 자체는 쉽게 다가갈 수 없을 만큼 난해하다. 1922년 출판된 황무지1 는 소설에 있어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 와 함께 모더니즘 문화의 한 획을 긋는 작품이며, 엘리엇은 그가 황무지 를 헌정한 에즈라 L 파운드와 함께 영미문학사에서 대표적인 모더니스트 시인으로 꼽힌다.
이 작품은 정신적 메마름, 인간의 일상적 행위에 가치를 주는 믿음의 부재, 생산이 없는 성(性), 그리고 재생이 거부된 죽음에 대한 시로서, 엘리엇은 이 시에서 전후 서구의 황폐한 정신적 상황을 황무지 로 형상화해 표현하고 있다. 모두 다섯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제 1부는 [사자의 매장], 2부는 [체스 놀이], 3부는 [불의 설교], 4부는 [익사], 5부는 [우뢰가 한 말] 로 되어있다. 작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 제 1부 [사자의 매장]
1부에서는 죽음과 재생에 관한 이 작품 전체의 주제를 제시하고 있다.
황무지의 인간들은 죽음과도 같은 삶을 영위하고 있지만, 그들은 묻혀 있던 생명력을 일깨우는 4월의 비를 두려워한다. 그것은 작품에서 삶과 죽음은 불교적인 윤회의 관점에서 파악되고 있어서, 재생조차도 황무지를 벗어나는 진정한 의미의 재생이 아니라 황무지에서의 삶의 연장이기 때문에 재생을 가져오는 4월의 비가 두렵고 4월은 잔인한 달인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망각의 겨울을 오히려 따뜻하게 느끼며, 오히려 윤회(죽음과 재생)에 대한 인식조차 없는 죽음과 같은 삶을 선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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