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소설에 나타난 사찰공간의 실상과 활용양상
1. 머리말
잘 아는 바와 같이, 소설이 구성되기 위해서는 인물․사건․배경을 필요로 한다. 이중 시간과 공간을 포괄하는 배경은 그것이 소설구성에서 상당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작품분석에서는 인물이나 사건에 비해 제대로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소설 논의에서 배경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필요가 있다 하겠다.
배경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공간은 작중인물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의 역할을 할뿐만 아니라, 작중 분위기의 조성에도 기여하는 등 작품구성을 위한 중요한 요소임에 분명하다.1)1) 신상성 · 유한근, 『한국문학의 공간구조』, 형설출판사, 1986, 120면.
그리하여 그간 고전소설 연구에서도 부분적으로 공간에 대한 검토가 시도되기도 하였다.2)2) 김용범, 「조선조 소설의 서사공간 연구」, 『한국학논집』제5집, 한양대 한국학연구소, 1984.
이재문, 「고소설 공간배경의 상징적 기능에 관한 연구」, 충북대 교육대학원 석사논문, 1990.
이외 개별 작품의 분석에서 부분적으로 공간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공간이 지닌 중요성에 비추어 볼때, 고전소설의 공간연구는 아직도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따라서 이 방면의 논의는 앞으로 보다 활성화되어야 하리라 보아진다.
고전소설에는 天上,龍宮,仙界,地獄,宮闕,戰場등 다양한 무대공간들이 나타난다. 고전소설의 서사사건은 이러한 공간들 사이를 작중인물들이 오가며 진행된다. 寺刹 역시 고전소설에서 중요한 기능을 맡고 있는 여러 공간들 중의 하나로, 상당수의 고전소설 작품에서 비중 있는 무대배경으로 활용된다. 이런 점으로 인해 사찰공간은 고전소설의 배경 논의에서 단편적으로 언급되기도 하였다.3)3) 사재동, 「배경론」, 한국고소설연구회, 『한국고소설론』, 아세아문화사, 1991, 134면.
이재문, 앞의 논문, 29-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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