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 고전주의적 경향의 모더니즘 시론이
한국 현대시에 미친 영향에 대한 고찰
1. 개념의 이해
1.1. 용어와 의미상의 혼란 : 영미 모더니즘이라는 명칭에 대하여
국문학사에서 모더니즘을 논할 경우 흔히 사용되는 용어 가운데 하나가 영미 모더니즘이다. 용어 자체에서도 알수 있듯이, 이 말은 영, 미 쪽에 기반을 둔 모더니즘 사조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과연 그것의 정확한 함의가 무엇인지는 아직 본격적으로 거론된 바가 없는 듯하다.
원래 모더니즘이라는 개념 자체가 그러하듯이, 영미 계열의 모더니즘의 특색을 규정하려는 시도 역시 애매한 점이 있다. 굳이 영미 계열(혹은 앵글로 색슨 계열)이라는 한정사를 붙이는 것은 비슷한 시기 프랑스나 독일, 이태리 등에서 발생한 모더니즘의 제 유파와의 구별을 유도하기 위함일 것이다. 후자에 속하는 유파로 다다나 쉬르 레알리슴, 표현주의, 미래파, 입체파 등을 열거할 수 있다면, 그리하여 그들이 소위 아방가르드 avant-garde로 통칭되는 것처럼 인간의 이성과 질서 의식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인상을 던지고 있다면, 영미 계열의 모더니즘이란 언뜻 보수적이고 체면과 격식을 중시하는 앵글로 색슨의 기질을 연상케 하듯이 이성과 질서, 전통 따위를 어느 정도 긍정하는 기반 위에 성립된 모더니즘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듯하다. 사실 지금까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이런 유형의 모더니즘적 경향을 의미하는 말로 이 용어가 폭넓게 통용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