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무숙의 감정이 있는 심연 감상
한무숙의 대표적인 단편 소설 감정이 있는 심연은 1957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유수암, 어둠 속에 갇힌 불꽃들과 함께 그의 대표작 중의 하나다.
이 소설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여주인공 전아 는 지극히 연약한 정신 기질을 지니고 있었다. 이 연약함은 유서 깊고 완고했던 집안 분위기의 중압 탓과 그러한 집안의 이면에 추문도 많이 얽혀 내려온다는 사실에 전아가 충격을 받으며 자란 탓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 집안 최대의 추문은 아리따운 용모를 지닌 전아의 작은 고모가 행실이 부정해서 생긴 욕된 씨를 지우려다가 철창 신세까지 진 사건 이었다. 과부가 되어 친정에 살고 있던 큰 고모는 자기 동생의 죄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가혹하여 집안을 온통 죄의식에 잠기게 했다. 죄의식에 민감한 기독교 집안이란 점이 분위기를 더욱 그렇게 만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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