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 허용이 노사관계에 미치는 영향 검토
1.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1950~70년대 일본에서는 사용자가 제2노조를 결성한 뒤 제1노조를 파괴하는 수단으로 악용한 사례가 많다. 국내에 많이 소개된 오지(王子)제지와 제너럴석유의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957년 6월부터 11월까지 장기파업이 진행되자 오지제지 회사측은 1957년 8월 사무관리직과 노동조합 전임 집행부를 주축으로 제2노조를 결성했다. 제2노조는 제1노조 조합원들의 피켓라인을 뚫고 공장에 들어가 조업을 재개하는 행동대(파업파괴단) 노릇을 했다. 제1노조는 상급조직인 총평과 종이펄프노련 지도하에 지역 내 18개 노동조합과 연대파업 등 완강한 투쟁을 전개했고, 11월 말에는 홋카이도 도지사의 중재로 6개월에 걸친 장기파업을 승리로 마무리 지었다.
그러나 파업이 끝난 뒤 노조 내부의 분열로 집행부가 교체되면서 내부 통제력을 상실하고 쟁의를 지도한 총평, 종이펄프노련 등 상급조직과의 관계가 소원해졌으며, 회사측의 탈퇴 유도, 승진승급 차별 등을 돌파하지 못함에 따라 끝내 소수파 노조 지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제너럴석유는 회사측이 1970년 5월 사까이 정유공장 지부장을 해고하자, 이에 맞서 노동조합은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회사측은 파업 2주일째에 사무관리직을 중심으로 제2노조를 결성했고, 제1노조는 파업 이후 현장조직 사업을 완강하게 전개하면서 상급조직인 석유산업노조 지도하에 산업, 지역 공동투쟁을 전개했다. 회사측은 임투 때 제2노조(어느 산별연맹에도 가입하지 못함)와 선(先)타결했지만, 제1노조는 산업별 공동투쟁을 통해 이보다 높은 수준에서 임금인상을 타결했고, 이러한 패턴이 이후에도 반복되면서 제2노조 조합원들도 투쟁 없이 노동조건은 개선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고, 제1노조는 8년 뒤‘해고자 전원 원직복귀, 배치전환·부당인사이동 철폐, 화해금 1억 7,000만엔 보상’등을 회사측과 합의하는 등 주도권을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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