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퇴직금제도의 합리화 방안을 놓고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퇴직금의 지급보장을 위한 대안으로서 기업연금화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반면에 경영계에서는 기업의 퇴직금부담의 경감 측면에서 법정퇴직금의 임의화를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논의의 와중에서도 퇴직연금 혹은 퇴직신탁제도가 근로기준법령의 개정으로 이루어지고 보험회사에서는 이미 퇴직연금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현행의 근로기준법상의 퇴직금 관련 규정은 연금화의 가능성을 열어놓았을 뿐 현행 법정퇴직금제도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하고 합리화하기에는 모호하고 불명확한 부분이 많다. 그렇다고 미국 등 선진국에서 발전되고 있는 모형을 우리나라에 그대로 이입시키는 주장도 의미가 없다. 무엇보다도 실천가능성이 중요하며, 기업과 근로자에게 선택의 범위를 넓혀주면서 지급보장 문제 등 현행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제도 개선대안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이하에서는는 그러한 측면에서 우리나라 법정 퇴직금제도의 개선방안을 제시하여 보고자 한다.
2. 법정 퇴직금제도 재정립의 기본방향
이제 우리 경제가 안정적 성장단계에 접어들고 기업문화도 성숙되었을 뿐 아니라 국민연금제도의 실시, 고용보험제도의 도입 등 정부의 사회보장제도가 확립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기존의 퇴직일시금제도의 존속 여부 및 개선방향 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단계에 와 있다고 할 수 있다.
가. 퇴직금과 공적연금과의 관계정립 문제
현재의 국민연금과의 역할 조정, 국민연금과 완전히 별도의 제도로서 만들 수 있는 반면, 국민연금과 연계장치를 가진 제도로서도 만들 수 있다. 또한 별도의 제도상태에서 공적연금과의 연계장치를 만들 수도 있다. 일본 등의 적격연금제도는 공적연금과 독립된 제도이고 조정연금제도는 공적연금제도의 적용제외(contracting-out) 모형이다. 한편 미국에서와 같이 공사연금간의 연계장치를 만들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