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없는 개인을 생각할 수 있는가의 문제에 대해 좋은 사례가 있다.
실제 1994년 헝가리에서 있었던 일로, 베르치라는 어린이는 홀어머니가 직장에서 일하는 바람에 집에서 키우던 두 마리의 개에 의해 양육되었는데, 네 살 때 보호시설로 옮겨지게 되었다. 그 때 이 아이는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고 으르렁거리는 등 개와 흡사한 행동을 보였다고 한다.
물론 소설 속 로빈슨 크루소는 개인이 한동안 사회와 떨어져도 인간의 본질을 잃지 않고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데 반하여, 이 사례는 개인이 지속적으로 또는 처음부터 사회와 떨어져 산다면 인간보다는 동물적인 특징이 강해진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 사례이다.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한 부분으로 한 개인이 태어나서 생명을 유지하는 동안 사회에서 얻지 않는 것은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될 것이다. 우리의 말과 생각, 몸, 생명 등은 궁극적으로는 모두 사회에서 온 것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인간은 생존 자체를 사회에 의존해서 해결하는 것이라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그만큼 큰 영향을 미치는 사회에 대해 그리고 사회와 우리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 보지 못했다면 이는 마치 고기 속에 살아가면서 공기의 고마움을 의식하지 못하듯이 사회를 떠나서는 살 수 없으면서도 너무나 당연하게 사회를 주어진 것처럼 여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2. 개인 없는 사회의 존재에 대하여
옛날에는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서 개인을 내세울 수 없을 정도로, 개인을 사회의 부속물 정도로 생각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한 시절에는 개인은 가문의 일원일 뿐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려해도 가문에서 반대하면 할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