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을 조사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창업 전문가들은 상권분석에 대한 자기만의 방법을 공개하지만 실상은 거기서 거기다. 나는 상권 분석 경력이 10년을 넘어가지만 솔직히 말해 시간이 지날수록 상권을 보는 이론적 토대가 줄어든다. 직감으로 상권과는 무관하게 업종 콘셉트에 따라 결정하는 빈도가 높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소자본 창업자는 임차비용에 투자하는 자금이 적은 탓에 입지를 따르다 보면 창업은 물 건너간다. 둘째, 상권은 이렇게 분석하나 저렇게 분석하나 결론은 처음의 감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마지막으로 척박한 상권이 아닌 이상 창업에서 중요한 요소는 입지가 아니라 콘셉트이기 때문이다. 심하게 말해 소자본 창업자는 업종에 맞는 상권을 고르는 일이 불가능하다. 무조건 발품을 팔아 상대적으로 적은 임차비용에 나온 매물을 고른 후 그에 맞는 업종을 끼워 넣어야 한다.
소자본 창업자를 위해 간단하게 좋은 자리를 찾는 3단계 원칙을 소개한다.
〈1단계〉 노점상을 그대로 따라가라. 노점상은 생존본능에 의해 사람들의 소비가 좋은 자리를 찾는 힘이 있다. 노점이 많이 모인 곳 위주로 점포를 물색하면 시간을 절약하면서 괜찮은 점포를 구할 수 있다.
〈2단계〉 영업 권리금은 무시해도 좋다. 장사가 잘되니까 그에 대한 보상으로 부담해주는 것이 영업 권리금인데 주인이 바뀌어도 이전처럼 호황을 누리는 점포는 절대 내 차례까지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3단계〉 자신의 느낌을 신뢰하라. 전문가가 좋은 입지라고 권해도 기분이 내키지 않는다면 나와 궁합이 맞지 않는 점포이다. 장사란 사람이 하는 일이고 신바람이 나야 힘든 가게 일도 할 수 있다. 비과학적이긴 하지만 자신의 느낌을 중시하는 점포 발굴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