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과거의 냉전 체제가 소멸된 후, 일극 체제를 거쳐 포스트 신
자유주의 시대의 새로운 다극 체제로 진화해가는 21세기에도 한반도에서
는 법전의 유산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냉전의 불씨가 내연하고 있는 상황
은 분단 지대로서의 한반도를 '비동시성의 동시성'이 착종(贈綜)된 세계사
적 현장으로 만든다. 분단의 고통과 통일에 대한 집합적 퇴원(希願)은 절박
하게 상호 교차된다. 민주화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어느 정도 충족될 때 통
일이 최대의 화두로 떠오를 수밖에 없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여기서 나는 우리의 살을 규정하고 미래를 축조(難造)하는 최대의 사안
가운데 하나인 분단과 통일의 문제를 국가와 헌법에 대한 정치철학의 시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