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의 대의제 민주주의가 그 정치제도의 제도적 표현이라면 그 이데올로기의 기초는 자유민주주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자유민주주의의 이념은 세계체제의 재편과정에서 이식된 것으로 역사성을 가지지 못한 것이었다.
자유주의는 자유로운 개인의 소유를 확립시키고자 하는 자본주의 생산양식에서의 투쟁으로 성립한 계급적 이념이었고, 민주주의는 신분제적 정치질서에 대항하여 참여의 권리를 확장하려는 정치적 영역에서의 투쟁으로 성립한 개념이었다.
2. 한국의 자유민주주의의 개념
하지만 한국에서는 자유민주주의라는 개념은 완제품으로 수입된 것이었기 때문에 이념의 역사적․사회적 함의(connotation)보다 외의(denotation)만이 고려되어 시민사회를 지배하기 위한 정치이데올로기로서의 수단적인 성격만이 강조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