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첫부분에서 이런말이 나온다. “초자연적이며 지적인 존재인 신이 자연계를 설계했다.” 페일리는 자신의 저서에서 인간의 눈과 같은 복잡한 기관들이 자연적인 과정만으로 생겨나기 힘들기 때문에 그 배후에는 지적인 설계자가 존재하고, 그것은 즉 신이라는 주장이다.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종교를 믿지 않았고, 신이라는 존재에 대해서도 믿지 않는다. 그래서 이 주장을 처음 봤을 때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생각됐다. 적어도 현대의 모습이 과거의 거울이라면 이런 주장은 참 받아들여지기 힘들 것 같다. 그러나 그 당시 사회적 배경은 종교사회였고, 아직 진화에 관한 개념의 정립되지 않은 시대였기 때문에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을 지도 모른다. 아니 오히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주장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다윈이 진화론을 처음 주장하였을 때 그 사회적 파급력은 엄청났을 것이다. 아마 그 파급력은 좋은 쪽보다는 부정적이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보면 당연하다. 신을 숭배하는 종교적 신앙심으로 똘똘 뭉쳐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은 신이 아닌 원숭이에서부터 변해온 것이다라는 말을 듣는다면 그들에게 그것은 한마디로 모욕이다. 그러나 다윈은 이러한 반응을 충분히 예상했기에 20년동안 진화론을 주장하기 위한 엄청난 증거자료들을 모으고 이것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충분히 설득시켰다. 하지만 진화론의 신뢰성 깊은 설득력에도 불구하고 그 사회에 깊게 자리잡고 있던 패러다임을 완전히 교체하지 못했고, 오늘날까지 지적설계론과 진화론이 끈임없는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아직까지 나는 진화론에 한표를 주고싶다. 내가 여기서 아직까지라는 용어를 쓴 이유는 자연이 어떻게 해서 생겨나게 되었는가라는 질문의 답은 현대 과학기술로도 분명 완벽하게 밝혀내지 못할만큼 어렵고도 궁극적인 문제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수많은 자연 탄생에 관한 주장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고 진화론보다 더욱 설득력있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현 시점에서 진화론은 가장 믿을만한 주장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자연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진화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