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다윈, 종의 기원, 이과인 나로서는 중학교 생물시간부터 들어왔던 단어들이다. 하지만 듣기만 했을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것을 읽을 만한 여유도 없었고 그럴 만한 상황도 아니었다면 너무나 구차한 변명에 불과할까. 물론 그럴 것이다. 대학에 진학했고, 내 전공이 생명공학임에도 불구하고 읽어보기는커녕 책 표지조차 구경해보지 못했으니 말이다.
아마 과제가 아니었다면 평생 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솔직히 말하면 정말 과제만 아니었으면 읽지 않았을 것이다. 읽으면서도 내가 지금 뭘 읽고 있는지를 몰랐다. 분명 눈으론 읽고는 있는데 머리는 거치지 않고 그대로 사라졌다. 그러다 보니 여간 곤혹이 아니었다. 읽은 곳을 또 읽고 또 읽고, 한 페이지를 20분이 넘도록 읽은 경우도 있었다. 책을 다 읽은 이 시점에서 내용적인 면은 그리 많이 남아있지 못하다. 부끄러운 일이다. 그래서 한번 더 읽어볼 생각이다. 다시 읽을 때에는 다른 책으로 읽어야겠다. 급하게 도서관서 빌리다 보니 읽어보지도 않고 사진이 많이 있기에 괜찮겠다 싶어서 빌렸는데 번역된 지도 굉장히 오래되었고 번역도 그리 자연스럽지 못했다. 물론 내용 자체를 이해못한경우가 더 많지만 이 점 또한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
이 책을 읽으며 무엇보다 찰스다윈이라는 사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책이 자서전이나 위인전이 아닌지라 이 인물에 대한 신상이나 구체적인 것은 알 수 없었지만 책속에 녹아있는 찰스다윈의 성품이나 행동양식은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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