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孔子, 기원전 551~479)는 제자백가(諸子百家) 중에서 이론체계를 갖춘 첫 번째 유가(儒家)의 철학자이다. 몰락한 귀족 출신으로서 집안이 상당히 가난하여 천한 일들을 하였지만 그는 귀족들에게만 한정되었던 전통적인 교육(즉 六藝 등)을 열심히 습득함으로써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당시 성장하는 자율적인 사회계층에게 보편적인 대중교육을 실시한 위대한 교육자 중의 한 사람이 되었다. 공자는 당시 사회의 변화, 즉 주례의 파괴를 무엇보다도 먼저 사회적 위기로 간주하고 당시 사회를 천하무도 (天下無道)라고 보았다. 그는 사대부 귀족들의 도덕적 타락 으로 인하여 전통적인 주례 (周禮)가 파괴된다는 사실에서 사회적 위기의 원인을 보고 있다. 따라서 그의 일생의 과제는 새로이 상승하는 지식인 계층을 교육하여 그가 주관적으로 이상화한 주의 사회질서, 즉 주례(周禮)를 회복하고자 하는 일이었다.이점에서 정명론 (正名論)사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어 그의 정치적인 보수성을 보게 된다.
그러나 그가 아무리 보수적인 정치적 입장을 가졌다고 하지만 사회적으로 상승하는 자율적 계층, 즉 지식인(또는 시민 엘리트, 士)계층의 윤리적·도덕적 의지에 결정적인 의의를 부여하는 인본주의적인 사회윤리론을 펼친 것이다.
따라서 그는 법가 (法家)식의 군주의 독단정치 대신에 통치자들의 도덕적 자각 (德), 즉 책임있는 지식인(엘리트, 士)들이 충 (忠)과 서(恕)를 통하여 서로 양보하고 조화할 수 있는 인 (仁)의 정치, 즉 덕치(德治)의 이념을 제시 하였다. 공자에 의하면 사회의 문제란 옛제도의 혁신적 개혁에서가 아니라 오히려 지식인(통치자)들의 주관적인 윤리의식, 그의 용어에 따른다면 지식인(또는 통치자)들에게 고유한 도덕성 즉 인 (仁)의 회복에서야 비로소 기대되어질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