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에 현실성이 부여되면, 그 거짓은 힘을 가지게 된다. 가까운 예를 들어 연예인에 관련된 루머는 보통 ‘지인이 직접 겪었거나 목격했다’는 식의 현실성을 얻고 널리 퍼져나간다. 이렇게 확산된 거짓말의 힘은 대단하다. 다수의 사람이 거짓을 참이라고 착각하면, 진실은 소외되기 때문이다.
페이크다큐는 ‘거짓의 힘’을 극대화시킨 영화의 장르이다. 홍보에 있어서도, 영화에 있어서도 페이크다큐는 끝없는 의문만을 제공한다. 과연 무엇이 참이고 무엇이 진실인가. 영화 제작자들은 관객들에게 이런 호기심을 불어 넣으면서 영화의 흥행이나, 수익성을 기대한다.
내가 처음 접한 페이크다큐멘터리는 오렌 펠리 감독의 ‘파라노말 액티비티’였다. 영화를 보는 동안은 파라노말 액티비티가 ‘페이크다큐’ 라는 것 자체를 모르고 봤기 때문에 어떻게 저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과 더불어 심지어는 그런 상황에서도 카메라를 놓지 않는 남자와, 이상한 일이 계속 일어나는 집에서 도망 갈 생각을 하지 않는 여자가 너무 답답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어떻게 저런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저런 일상의 기록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은 영화가 끝난 뒤, 친구들과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해결됐다. ‘모든 것이 다 거짓말’이라는 친구의 한마디는 영화의 내용 전부를 진실로 받아들이던 나를 허탈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