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전국의 초등학교 수백여 곳에 세워진 단군상이 하루아침에 여기저기에서 목이 잘린 채 발견 되었다. 불과 수년 전 전국의 초등학교에서 있었던 단군상 훼손사건은 우리 사회의 역사인식을 보여주는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10여 년 전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단군신화를 근거 있는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32%였다. 그렇다면 지금은 과연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뿌리를 알지 못하고 역사의식을 잃어버리면 그 나라의 미래를 기약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10월 3일 개천절을 국경일로 지정하고 있으면서도 국조 단군의 역사성을 확신하지 못하는 나라, 우리 사회의 역사 인식이 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초대 문교부장관을 지낸 안호상 박사는 10여 년 전에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지식인들이 중독(중국의 해독)과 왜독(일본의 해독)과 양독(서양의 해독) 등 3독에 빠져 있으며, 이 3독을 치유하려면 특히 식민사관에 물든 역사학자들이 반성하고, 민족 주체성에 입각해 바른 역사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민족사학자들은 이 삼독의 피해에 대해 대동소이하게 얘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소위 중독과 왜독과 양독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우리 민족 역사의 뿌리를 잃어버리게 한 그 사례를 찾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