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은 193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다. 그는 자신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을 썼다. 그래서 그의 소설은 당대 시대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사회를 있는 그대로 소설에 담아낸 것은 아니다. ‘눈물’ 가득한 현실을 ‘웃음’이라는 것으로 포장하여 소설 속에 담았다. 그는 짧은 작품 활동 기간에 비해 꽤 많은 수의 작품을 내놓았는데, 그의 작품 중 「만무방」을 중심으로, 「소낙비」와의 비교를 통하여 비평할 것이다.
「만무방」은 1935년 《조선일보》에 연재된 단편소설이다. 이 소설은 당시 식민지 체제 속에서 가혹한 경제적 수탈행위가 일어나고 있는 농촌 착취 현상을 그리고 있다. 소설의 제목인 ‘만무방’은 예의나 염치가 없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제목 그대로 이 소설에는 만무방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소설의 목적이 만무방을 고발하기 위함은 결코 아니다. 열심히 땀 흘리고 일해도 만무방이 될 수밖에 없는 사회를 고발하는데 이 소설의 목적이 있다. 또한 이 작품은 내용적 측면에서 사회 고발에만 치우치지 않고 묘사나 표현의 탁월한 조화를 통해 당대 사회 현실을 사실적으로 나타냈을 뿐만 아니라 작가의 의도를 잘 전달한 것에 이 소설의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