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구와 탄생
태양계가 처음 생겨날 때, 원시 태양 주위의 원반에 모여 있던 먼지 입자들이 서로 뭉쳐 미행성을 이루었다. 이 때 만들어진 미행성의 수는 엄청나게 많아서 10조개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 미행성들 사이에서 충돌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여기 저기 충돌이 일어나면서 미행성의 크기는 점점 커졌다. 수 백만년 동안 이런 충돌이 일어나는 사이에 미행성들은 커다란 원시 행성들이 되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원시 지구이다.
미행성에는 암석 성분이 많은 것이 있는가 하면 철 같은 금속 성분이 많은 것도 있었다. 이 미행성들이 움직이다가 서로 부딪칠 때, 암석 성분이 많은 미행성끼리 충돌하면 부서졌고 금속 성분이 많은 미행성들이 부딪치면 더 커졌다. 암석은 초속 lOm 정도의 비교적 느린 속도로 충돌해도 산산조각이 나지만, 금속은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충돌해도 부서지지 않고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미행성들이 아주 많이 부딪쳐 그 크기가 어느 정도 이상으로 커지면 이때부터 상황은 달라지게 된다. 몸집이 커지면서 주위의 물체를 잡아당기는 힘인 중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원시 지구에는 더 많은 미행성들이 떨어졌고 그 중에는 꽤 큰 것들도 있었다. 게다가 이때부터는 부서져 흩어지는 파편들도 붙들어 둘 수 있게 되었다. 지구는 이렇게 해서 더욱 커질 수 있었다.
미행성의 충돌은 미행성이 부서지거나 하나로 뭉치는 과정일 뿐만 아니라 미행성이 포함하고 있는 휘발성 성분을 방출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암석이나 금속으로 된 미행성에 포함된 휘발 성분은 주로 물과 이산화탄소였다. 미행성은 매초 몇 킬로미터에서 수십킬로미터까지 아주 빠른 속도로 원시 지구와 충돌했다. 이런 충돌로 엄청난 압력과 열이 발생 했고 그 과정에서 미행성에 갇혀 있던 물과 이산화탄소가 밖으로 튀어나왔다. 이런 일이 하루에도 몇 번이고 일어났다. 시간이 흐르면서 원시 지구의 표면에는 수증기와 이산화탄소가 쌓였고 이것이 지구의 대기를 이루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