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는 6․29 노태우 선언은 6공의 출범과 함께 허위였음이 드러났다. 보도지침의 악몽에서 채 벗어나지 못한 언론계는 88년 12월, 권력에 의해 언론이 또다시 조종당하고 있는 현실 앞에서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6공은 보도지침처럼 강압적인 언론통제를 하는 대신 언론인 개별 접촉을 통해 보도협조를 요청하고 언론사 동정을 파악하면서 언론을 조종하고 있음이 ‘언론인 개별접촉보고서’라는 문건의 발견으로 드러난 것이다.
언론인 개별접촉은 집권말기의 5공 정권이 ‘보도지침’이 폭로된 뒤 방법을 바꿔 시도된 언론규제방안이었다. 그러나 6․29선언 이후 정권장악에 성공한 6공 정권이 집권 후에도 개별접촉을 계속 시도했고 오히려 더욱 강화했다는 점에서 ‘6공식 보도지침’이라 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었다.
홍보조정실 대신에 만들어진 6공의 홍보정책실은 매체조정 활동 계획에 따라 언론사별로 접촉대상자를 선정하고 홍보정책관들이 요식업소 등에서 언론인 개별접촉을 시도, 보도협조사항을 전달하고 해당 언론사 내의 주요동정을 전해 듣고는 이를 보고서로 작성하였다.
개별 접촉을 통해 행해진 6공 정권의 매체조정활동은 5공의 보도지침 경우와 마찬가지로 기사의 부각 및 축소 등 구체적인 보도사항을 언론사에 요청하고 언론사도 이 주문을 대부분 반영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사항을 ‘기자협회보’가 공개하면서 문제가 커지자 차후에는 언론사간부 다수와 관계기관의 관계자들이 만나는 이른바 ‘집단접촉’의 형태로 전이됐고 이는 ‘언론사 간부로서 필요한 정보를 취득한다’는 명분으로 합리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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