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사회주의운동의 모태는 혁명적 민주주의운동이다. 80년 광주항쟁과 함께 시작된 혁명적 민주주의운동의 전통없이 남한 사회주의를 생각할 수는 없다. 혁명적 민주주의운동과 사회주의운동의 분리정립은 혁명적 민주주의운동내 좌파 및 노동운동세력들의 사상적 모색 속에서 시작되었다. 85년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레닌의 문헌 및 스탈린 시대의 러시아혁명에 관한 저작은 이 분리정립에 결정적 지표가 되었다. 그런 만큼 남한 사회주의운동의 모반에는 남한 파쇼권력에 대한 비타협적인 투쟁정신이라는 혁명적 민주주의운동의 영향과 레닌주의 및 스탈린주의의 영향이 짙게 배어있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우리가 전개해 온 사회주의운동의 목표는 간단히 정식화하자면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민족민주혁명을 통한 남한신식민지국가독점자본주의 및 그 상부구조인 반동적 파쇼권력의 혁명적 타도 및 노동자계급주도의 민중민주주의권력의 수립, 독점국유화 등 생산수단의 사회화를 통한 계급철폐와 인간해방이라는 사회주의의 건설이 그것이다.
2. 남한 사회주의운동의 모델과 현실
하지만 남한 사회주의운동의 현실적 모델이었던 국제사회주의운동의 붕괴로부터 급작스럽게 몰아친 사회주의(맑스주의) 위기는 그 사상적 기초를 흔들어 놓았고, 특히 14대대선에서 진보진영이 심각한 패배를 겪고 민선민간정부라는 김영삼정권이 등장함에 따라 혁명적 민주주의운동의 전통은 심각한 도전을 받게 되었다. 이 도전은 우리에게 사회주의의 핵심문제인 프롤레타리아 독재(폭력혁명론에 입각한)와 생산수단의 사회화라는 원칙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하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