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반세기 동안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전쟁으로 황폐화된 유럽을 미국이 지배하는 종속의 관계에서 서로 대등하게 경쟁하는 관계로 변하였다. 우선 제2차 세계 대전 직후부터 1950년대 중반까지 서유럽은 미국에 모든 면에서 종속되어 있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이 서유럽을 나치즘의 독재로부터 해방시킨 후 이 지역 전체에 미국 군대가 주둔하게 되었다. 당시 유럽 국가들의 상황을 보면 독일은 분단을 맞았고 외국 군대의 점령 하에 있었으며, 영국과 프랑스 정부는 부도 직전에 있었다. 이들은 모두 미국의 재정적 지원 없이는 경제를 제대로 운영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미국의 대기업들은 이러한 상황을 이용하여 유럽 시장을 개방시키려는 전략을 추진하였고 영국과 독일에서는 상당 부분 성공을 거두었지만 공산당의 세력과 반미주의가 강했던 프랑스에서는 이러한 개방 정책이 제한된 성과만을 거두었다.
그러나 1946~1947년에는 서유럽의 상황이 미국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위험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었다. 재정 자원이 부족한 서유럽 국가들은 경제 재건을 이룰 수 없게 되었고, 이에 따라 경제 상황이 악화되자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는 공산주의 세력들이 강화되었다. 이와 동시에 미국과 소련 사이에 냉전의 기류가 흐르기 시작하면서 미국은 자칫 잘못하면 유럽에서 해방군으로 얻은 전략적 위상과 수출 시장으로서의 유럽을 모두 상실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1947년 초반 미국은 유럽에 대한 일관성 있는 총체적인 전략을 수립해야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