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를 명쾌하게 정의내리는 것은 간단치 않은 문제이다. 심지어 다큐멘터리란 용어가 일상화된 방송 현장에서도 일치된 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다큐멘터리는 그 개념에 관한 이론적인 고찰없이 경험적인 관행으로 소통하는 용어가 되었다고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 소통되는 그 관행 역시 다큐멘터리가 어쨋든 다른 범주, 특히 극영화와 다르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다큐멘터리의 독자적인 영역의 설정은 극영화와의 차별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다큐멘터리의 독자적인 영역을 규정하는 입장들은 우선 다큐멘터리가 가진 구조에 주목한다. 의미를 생산하는 텍스트의 단계에서 다큐멘터리는 극영화와 다른 면모를 보인다. 즉 다큐멘터리는 논증의 구조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극영화가 전적으로 서사에 의존하는 것과 비교된다. 다시말하면 다큐멘터리는 [이야기]의 측면보다는 증거를 제시하고 논점을 설득하는 논증을 뼈대로 삼는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픽션이 스토리를 갖고 있는 반면, 다큐멘터리는 인과성이 결여된 비서술적 방식에 의해 주제 중심적으로 구성되는 경향이 있다. 다큐멘터리 작가들은 하나의 줄거리를 이야기하기 보다는 하나의 문제나 논점을 표형하는데 관심이 있다... (다큐멘터리는) 일반적으로 기승전결같은 드라마투루기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큐멘터리는 따라서 한정된 논점에 대한 과학적인 증거 제시의 측면과 일정한 관점을 설득시키려는 기능적 측면이 강조된다. 다큐멘터리가 창조적인 예술이라기 보다 저널리즘이나 프로파간다의 영역으로 다루어지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