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께 과제를 받고 중앙도서관을 가게 되었다. 여러 권의 심리관련 책 중에 내 눈에 띄게 된 책은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였다. 스키너에 대해선 전공과목의 강의 중에 많이 듣고 배웠기 때문에 익숙하였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10명의 심리학자들이 어떤 이유에 의해서 자신들이 연구한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진정으로 자신들이 알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지에 관한 각 실험의 일련의 사건들과 겪었던 스토리들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간의 행동은 보상과 처벌에 의해 결정된다는 논리를 처음 주장했던 스키너의 신행동주의 실험부터, 사랑의 본질에 관한 애착 심리학을 연구한 해리 할로, 약물이나 마약 등의 중독이 인간의 유전자와 관계하는지, 혹은 환경적인 영향인지를 실험한 알렉산더 등. 특히 모든 심리 실험에 있어서 도덕적인 문제를 많이 다루고 있다는 점에 주목 할 만하다.
이 책에서 소개된 10가지의 에피소드 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실험은 ‘사람은 왜 불합리한 권위 앞에 복종하는가’와 ‘엽기살인사건과 침묵한 38인의 증인들’이라는 제목이다. 딱딱할 수 있는 주제들을 이야기하듯이 에세이 형식으로 독자를 이끌어나가는 글쓴이의 전개방식이 마을에 들었다. 실험이 진행되는 과정을 자세하게 이야기해주고, 그 실험이 갖는 학문적, 사회적 의미 등을 수필과 같은 문체로 쉽게 설명해 주는 방식은 심리학 초보자인 나에게 아주 적합한 소통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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