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의 첫 번째 뮤지컬을 보았다. 앞으로 언제 또 보게 될지 모르는 연극이라 저번에 봤던 ‘개짖는 날’ 같은 일반 연극보다는 이왕이면 신나는 뮤지컬을 한번 보고 싶어졌다. 뮤지컬을 한번도 본적이 없어서 그냥 방송매체에서 보여지는 막연한 이미지만 존재했는데 그걸 내안에서 구체화하고 피부로 느껴보고 싶었다. 처음은 뭐든지 신중하게 되는 법. 인터넷으로 열심히 검색했는데 그 중에 남포동에서 하는 ‘사랑을 이루어 드립니다(줄여서 사이다)’ 라는 뮤지컬이 뭔가 마음을 확 끌어당겼다. 내 무슨 심정 때문이 그렇게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뮤지컬을 본다면 재미를 넘어서 뭔가 지금 내 생황에 도움이 되는 메시지를 하나라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었다. 게다가 아듀이벤트로 반값에 예매할 수 있어 덥석 선택하게 되었다. 그런데 같이 갈 사람을 구하려 하니 애인이 없어 문제였다. 뭔가 연극을 포함한 영화, 콘서트 같은 예술은 동성보다는 이성이랑 보고 싶게 만드는 뭔가가 있는 듯하다. 그래서 아는 여자애랑 같이 보기로 약속을 잡았는데 웬걸! 그 애가 당일에 사정이 생기는 바람에 나는 옆자리에 내 가방을 앉혀놓고 뮤지컬을 관람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객석에는 반 정도의 관객만이 채워져 있었다. 아마 공연 막바지였기 때문이리라. 시작시간이 되니 남자 배우 한명이 나와서 간단한 작품설명을 하고 퀴즈타임도 갖는 등 호응을 유도했다. 개짖는 날 때는 뭔가 형식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번엔 배우가 직접 해서 그런지 좀 더 친근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뮤지컬에서 배우들이 부르는 노래를 뮤지컬 넘버 라고 한다는데 매 넘버가 끝나는 순간마다 박수를 청하는 것도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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