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신화와사상]
동양과 서양의 창세신화
Ⅰ.머릿말
동서양을 막론하고 신화는 대부분 창조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신화는 무엇인가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또는 존재하기 시작했는지를 말해 주고 있다. 그중 세계와 인류의 기원을 다루는 창조 신화는 항상 어떠한 신성함을 지니고 있어서 다른 신화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창조신화는 바로 고대인 자신들의 존재뿐만 아니라 전우주의 궁극적인 의미에 관심을 갖고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문제들에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창조신화는 그 신화를 만든 사람들이 가지는 세계에 대한 가치관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동양과 서양의 신화에는 어떤 차이와 공통점이 있는지, 또 그 이유와 배경은 어떤것인지 알아보자.
Ⅱ.동서양의창세신화
1.동양의 신화
(1).세계창조 이전
중국 신화에서는 세상이 존재하기 전에 무의식 단계인 혼돈의 상태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기원전 300년경에 편찬된 -장자- “응제왕” 에 혼돈 관련 부분이 다음과 같이 전해지고 있다.
남해의 왕은 숙(儵)이라 하고 북해의 왕은 홀(忽)이라 하며 중앙의 왕은 혼돈이라 한다. 숙과 홀이 때때로 혼돈의 땅에서 서로 만났는데, 혼돈이 그들을 아주 잘 대접하였다. 숙과 홀은 혼돈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말하길 “사람은 누구나 일곱구멍이 있어 보고 듣고 먹고 숨을 쉬는데, 오직 혼돈에게만 없으니 우리가 시험삼아 그에게 구멍을 뚫어 주자” 고 하였다. 매일 한 구멍씩 뚫었는데 7일이 지나자 혼돈은 죽고 말았다.
또한 고대 한국에서도 세상이 시작되기 전에는 단지 혼돈만이 존재했다고 보고있는데, 이에 대한 문헌기록으로는 12세기 이규보의 영웅서사시 -동명왕편-을 들 수 있다.
원기 혼돈한 것이 개벽되나니,
천황씨 지황씨가 있었도다.
이처럼 한국 창조 신화에서 천지개벽 이전에는 혼돈 상태였다고 하는 신화적 구조를 설정한 것은 중국의 혼돈 구조 설정과 동일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