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자살에는 ‘나이’에 강박적으로 집착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문화ㆍ정서ㆍ언어적 특성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사회는 예로부터 장유유서 등과 같은 유교적 사상에 따라 나이를 묻고 밝히는 것이 일종의 예의이자 의무가 되었으며, 나이의 많고 적음에 따라 지켜야 할 예의와 도덕 등이 인관관계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주위에서 “늙으면 죽어야지”. “늙은이가 주책이야” 등등의 자조적이고 자기비하적인 언어들을 자주 듣고 쓰곤 한다. 이는 노인에 대한 공경심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유럽이나 북미 국가들과 달리, 노인들의 지혜와 권위가 중요했던 유교적 사회가 근대화되면서 나타난 노인 계층의 상실감이나 소외감의 사회적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산업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년층이 쌓아온 지혜는 거의 한물간 무가치하고 유효성 또는 수행성이 떨어지는 지식으로 간주되는 경향이 가속화 되었다. 노인의 위상, 권위 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