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은 사실 이 평면도를 좌우대칭 해놓은 모습입니다. 여기서 평면도와 큰 차이가 있는 부분이라면 동생 방에 있는 발코니는 확장공사로 인해 없어지고 부엌에 있는 싱크대와 조리기구의 배치가 더 깊숙한 곳에 있다는 것입니다. 대략적인 구조에 대해 살펴봤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집에 대해 분석해보겠습니다.
가장 쉽게 눈에 보이는 것은 현관문에서부터의 거리였습니다. 현관문에서부터의 거리는 다른 무엇보다 외부인에게 공개되는 정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 공간 안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에게 현관문에서부터의 거리는 집에서 나가고 들어갈 때 즉, 생활 전체로 봤을 때 매우 작은 비중을 차지하게 됩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은 서재입니다. 침대라는 은밀한 공간 보다는 공부 및 독서할 때 사용되어지는 책상 및 책꽂이를 다른 사람에게 쉽게 공개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왜 서재가 가장 공개되어 있는 자리에 위치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다음으로 현관문에 가까운 방은 역시 동생의 방이었습니다. 동생의 방과 서재의 차이라면 서재와 현관문은 사이에 공간이 거의 존재하지 않고, 그나마 동생의 방은 진입하기 전에 화장실과 약간의 공간이 존재하기 때문에 서재보다는 조금 더 현관에서부터의 공간적 여유가 있습니다. 여기서 자칫 잘못하면 오해할 수 있는 것이 하나 있는데, 분명 거리상으로 이 두 개의 방이 거실보다 현관문에 가깝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거실에는 현관에서부터 따로 공간을 분리하는 문이 없는 반면에 두 개의 방에는 문이 존재하여 각 방에 있는 주체가 원한다면 외부에서부터의 공개를 차단할 수 있기 때문에 거실이 다른 두 방보다 외부인에게 공개되지 않은 장소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거실과 비슷한 위치에 주방이 위치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