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미국인들은 짐바브웨 사람들보다 100배나 잘 사는가?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으로 경제학의 관점에서 한 국가의 부의 형성 원리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지만, 왜 어떤 나라는 부유하고 또 어떤 나라는 가난한지 밝히는 것이 지금까지 사회과학이 고민해 왔던 대표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한 이론으로 지리적 위치 가설, 문화적 요인 가설, 무지 가설 등이 있지만, 이 책에서 저자들은 이 이론들의 문제점을 각각 비판하고 이를 모두 거부한다.
경제 발전에서 지리적 위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제레드 다이아몬드, 문화적 차이에 주목하는 막스 베버, 그리고 국민과 지도자를 잘 가르치면 부자 국가가 될 수 있다는 주류 경제학자들의 주장을 모두 비판한 것이다. 대신 공저자인 MIT 경제학과 교수 대런 애쓰모글루와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 교수인 제임스 A. 로빈슨은, 모두를 끌어안는 포용적인 정치·경제 제도가 발전과 번영을 불러온다고 주장하며, 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래는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저자의 주장을 간략히 정리한 것이다.
<중 략>
저자의 주장을 정리해 나가면서, 지속적인 경제 발전을 위해서 포용적인 제도가 중요하다는, 저자의 주장에 일정 부분 동의하게 되었다. 그러나 저자가 지나치게 제도만능주의에 빠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만약 지금 최빈국의 한 국가에 포용적 제도를 이식하는 것만으로, 그 나라가 선진국으로 성장하는 조건이 충족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 선뜻 ‘그렇다’는 대답이 안 나온다. 제도가 의도했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그 제도의 영향권 아래에 있는 사람들이 그에 따라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사람들이 지키지 않고, 그 제도와 정반대의 행위를 한다면,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저자는 경제적 번영과 관련하여 특히 문화의 중요성을 너무 간과하지 않았나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