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생전
[A] 허생전 은 박지원의 기행록 열하일기(熱河日記) 가운데 옥갑 야화 라는 부분에 들어 있다. 작자가 북경(北京)에서 돌아오는 도중 옥갑이라는 곳에서, 동행한 여러 비장들과 더불어 밤새 나눈 이야기를 옮겨 적은 것이 옥갑 야화 이다. 역관(譯官)의 돈벌이가 그 날 밤의 화제였고, 전대(前代)의 역관 변승업(卞承業)이 큰 부자가 된 이야기에 이르자, 작자는 이와 관련하여 윤영(尹映)이라는 노인에게서 들었다는 허생의 내력을 이야기하게 되는데, 바로 이 부분이 허생전 으로 불린다.
[B] 이 이야기의 주인공 허생은 남산골 샌님이다. 그는 사계층(士階層)에 속하기는 하지만, 이미 몰락하여 쓰러져 가는 초가에서 독서에 열중할 뿐, 전혀 생계를 돌보지 않는다. 굶주리다 못한 아내가 나가서 노동이나 장사라도 하든지, 아니면 도둑질이라도 하라고 했다. 그러나 허생은, 노동은 익히지 못했고, 장사는 밑천이 없으니 어찌할 수가 없다고 했다. 당시 사계층을 다른 계층과 대비시켜,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시도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허생은, 부자인 변승업을 찾아가 돈 만 냥을 꾸어 전국의 재화를 독점해 큰 이문을 남기고, 다시 도적의 무리를 이끌고 어느 빈 섬에 들어가 농사를 짓게 하더니, 거둔 곡식을 배에 싣고 다른 곳에 내다 팔아 더 많은 돈을 거둬들였다. 그런데 바람직하지 못한 방법을 써서 나라의 경제를 어지럽히는 것은 잘못이라면서, 변승업에게 갚을 돈만 남기고 모두 물 속에 던져 버렸다. 또 어느 날, 변승업의 소개로 이완(李浣) 찾아오자, 그의 북벌론(北伐論)의 허위(虛僞)를 공박해서 도망치게했다. 그 후, 허생은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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