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이던 시절, Haiti로 파병을 가기 전 휴가 때 이 책을 친한 친구에게서 선물로 받았던 기억이 난다. 해외로 출국하기 전에 주변인들도 만나서 인사를 드리고 개인용품도 준비하는 휴가가 있었는데, 그 때 만났던 그 친구가 줬던 이 책을 나는 전역하기 전까지 총 세 번을 읽었다. 한 책을 세 번 읽었지만, 다시 읽을 때 느꼈듯이 이번에 네 번째로 읽을 때도 새로웠고 느끼는 점들도 더 많았다. 군인이었을 때는 신분이 다르니 나에게 곧 닥칠 일이 아니란 생각에 그저 맘 편하게 이 책을 읽었으나, 이번 학기에 복학을 하고 나서는 이제 남의 얘기가 아닌, 정말 내가 풀어가야 할 여러 과제들을 다뤄 말하는 작가의 진심 어린 조언이 마음으로 많이 와 닿는 느낌이었다.
전역을 하기도 전에 복학을 해서 학교를 다니면서, 심적으로 많이 안정적이지 못했던 것 같다. 지금은 비교적 많이 자리를 잡았지만, 밀려오는 여러가지 동아리 행사들, 각종 과제들, 시험에 대한 압박 그리고 군대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사회는 정말 한번에, 단시간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게 정신 없이 학교를 다니다가 전역을 했고, 중간고사를 치르고 나니 막상 그 때 드는 생각은 나의 앞길이었다. 사실 군대 안에서는 막연하게 사회로 나가 남들 다 하는 고시를 준비할까 생각했었다. 진중한 심사숙고 없이 고시를 쉽게만 생각한 것이다. 친한 여학생동기들도 어느새 고학년이 되어 종로의 고시원으로 들어갔고, 군대를 일찍이 다녀온 선배들도 어느새 CPA 2차시험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말을 종종 해댄다. 그야말로 진로가 나에게도 현실로 닥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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