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를 본 후 .
이누도 잇신 감독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젊은 연인의 만남과 헤어짐을 통해서 사랑의 현실을 이야기한다. 다른 사랑 이야기들에 비해서 틀린 점이 있다면 두 젊은이 중에 한명이 장애우라는 사실과, 기승전결로 완벽하게 짜여진 드라마들과 달리 삶의 어느 한 지점을 사진으로 찍듯이 가져온다는 점이다. 프레임이 멈추고 극장에 불이 들어와도, 조제의 삶과 우리들의 삶은 여전히 함께 진행 중이다.
여기 조제라는 여성이 있다. 그녀는 걷지 못하는 장애우이고 신도시의 외곽지역 빈민촌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아간다. 어느날 유모차에 실린 상태로 산책 중이던 조제는 활발한 대학생 츠네오와 조우한다. 츠네오는 조제의 씩씩한 모습에 연민과 사랑의 감정을 가지게 된다. 할머니의 죽음 이후 조제와 츠네오는 교제를 시작하고 동거를 하게 되지만, 사랑은 늘 그렇듯이 영원하지 않은 법이다.
조제라는 이름은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 [1년 뒤] 에서 따온 것이라한다. 사강은 전후 유럽의 젊은 세대 를 정형화 시킬 정도로 강한 흡입력과 표현력을 지닌 소녀 작가였으며, 그녀의 사랑에 대한 명쾌한 시선은 많은 젊은이들의 공감과 열광을 이끌어냈다. 감독은 조제의 입을 빌어서 [1년 뒤] 의 어떤 대목을 읇조리는데, 이것은 다름 아닌 이 영화의 중심 화제이자 현실적 담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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