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 총균쇠를 읽고
흔히 ‘역사는 승자의 역사이다.’ 라는 말이 있다. 현재 우리가 배우고 있는 세계사는 유럽과 미국을 중점적으로 다룬 서양의 역사라고 하는 것이 과언은 아닐 것이다. 징기스칸의 몽골 제국이 중국을 넘어 동유럽 일대를 장악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역사가 다루는 지역이 서양 중심이라는 점을 감안해본다면, 역사는 가장 최근의 승자인 서양의 역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학생이라는 지식적 위치로서 현재 기록된 역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가장 우스운 일일 것이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저자의 서구 문명에 편향된 시선으로 자신의 논점을 전개했다는 것이다. 분명히 동양 문명의 인본주의적 전통과 공존이라는 사상에 대해 논한다면, 말 그대로 ‘세계’에 대한 역사를 이해함에 있어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청사진이 그려질 수 있을 것인데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편견’을 지울 수만은 없을 것이다. 특히 ‘영어표현이 난무하는 간판’이나, 어학연수에 목을 매는 우리의 모습을 고려해본다면, 세계사를 객관적인 관점에서 이해함에 있어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편견을 만든 원인이 무엇일까 식민지 초기 유럽인들은 인종에 따라 힘이 다르며, 그 중 백인이 유전적으로 가장 우월하다는 ‘백인 우월주의’를 내세웠다. 하지만, 인종적으로 특정 인종이 가장 뛰어나다는 것을 따지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라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보다 객관적인 판단을 돕기 위해, 현재까지 원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파푸아뉴기니의 한 원주민의 질문을 계기로 이 책의 저자 제레드 다이아몬드 박사는 지금의 세계를 만든, 즉, 인류의 운명을 결정지은 키워드를 ‘총(Gun)과 균(Germ) 그리고 쇠(Steel) 라는 세 단어로서 정의를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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